서울과 인천 등 한강 수변구역 일대에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버려진 방치 건설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중간처리업자들이 처리비를 받고도 불법으로 버린 것이지만 이를 감시 감독해야 할
행정당국은 거의 손을 쓰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환경오염이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방치폐기물을 치우는데 소요되는 엄청난 비용이 행위자가 아닌 지주나 주민의
혈세로 채워지고 있어 더 큰 문제다.

왜 이런 일이 근절되지 않고 되풀이되고 있는지 그 원인과 문제점을 취재했다.

수도권 매립지 바로 옆, 인천시 서구 왕길동 63, 4번지 일대에, 불법으로 투기된 건설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현재, 가동 중인 2개의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를 포함해 4개 업체가 지난 1995년부터 
지금까지 19년 동안 버려 왔다.

폐기물량이 33만㎡ 부지에 자그마치 1500여만 톤, 15톤 트럭으로 약 100만 대분에
이른다.

이처럼 많은 양을 치우자면 무려 700억 원 이상의 거액이 투입돼야 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건설 폐기물이 방치상태로 쌓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처리업자가 배출자로부터 처리비를 받고도 지켜야 할 건설 폐기물관리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데 있다.

건설폐기물 관리법에는 종류별로 폐기물을 분리해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소각하거나
매립 등의 방법으로 처리해야 한다.

또 건설폐기물을 보관할 수 있는 양은 허가면적에 따라, 일정 허용량만 보관하고 초과하는
양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 지역 업체들은 허가 면적 8천여 평에 하루 허용보관량 14,000톤 안의 범위에서
폐기물을 순환 처리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채 허용량 이상의 초과분을 인근 허가 외
지역에 불법 투기를 해 온 것이다.

방치폐기물이 발생한 또 다른 이유는 처리업자가 법대로 처리하지 않는데도 관계 당국이
이런 행위에 대해 감시 감독을 소홀히 한 데 있다.

폐기물관리법과 건폐법에는 건설 폐기물을 처리하지 않고 불법으로 버리거나 매립하면 
7년 이하 징역에 5천만 원 이하 벌금을 물게 돼 있다.

뿐만이니라 법을 위반하여 주변환경을 오염시키면 3년 이하 징역에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 등 폐기물 불법처리에 대한 처벌 규정이 매우 엄격하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인 인천시 서구청은 이런 불법이 19년 동안 계속됐는데도 과태료
부과에 그치는 등 솜방망이식 처벌만 되풀이해 왔다.

이 때문에 결국 침출수로 인한 토양 오염은 물론 비산먼지와 악취 등 주변 환경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다.

게다가 지자체의 소홀한 폐기물 감시상태를 감독하고 감시해야 할 환경부, 안전행정부,
인천시 그리고 사법당국까지도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에 답답한 나머지 땅 소유주는 행위자인 처리업체들을 상대로 법원에 소를 제기해 
관련 업체들은 불법으로 점유한 토지를 인도하고 불법 점유 상의 공작물과 폐기물을 
가져가라는 판결까지 받아 놓은 상태다.

법원의 이러한 판결도 무시된 채 불법으로 점유된 폐기물은 치워지지 않은 채 그대로
쌓여 있다

이런 방치 폐기물을 치울 때마다 그 처리비용을 행위자가 아닌 지주나 주민의 혈세로
충당하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 2001년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 인근에 있던 100만톤의 방치 폐기물을 치우는데
들어간 비용은 60억 원에 달했다.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와 고양시가 그 처리비용의 전액을 공동으로 분담했다.
국민의 혈세를 고스란히 날려버린 셈이다.

이런 혈세의 낭비를 막는다며 업자로 하여금 사업 개시 전에 이행보증금을 내게 하고
임대지주에게도 처리비 책임을 분담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행위자가 허가 당시 예치 놓았다는 돈만으로는 불법 방치폐기물을 처리하기엔
턱없이 부족할 때가 많다.




 
 
올겨울 불이났던 상암동과 고양시
접경지역인 이곳에도 많은 양의 폐기물이
쌓여 있다.

화재 이후, 이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와 고양시가 해결책을 모색
하기 위해 협상을 벌여왔지만,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 관내에 허가를 받고도
폐기물은 고양시 구역에 버린데다 사업주
가 낸 이행 보증금으로 130억 원이나 들어
가야 할 처리비 충당이 불가능하기 때문
이다.

처리비 문제를 놓고 두 지자체 간에 어떤
해답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한강 옆의 또 다른 처리장도 건설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쌓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강서구 방화동 36-8번지 일대인 이곳에는 7개 건축폐기물 수집 운반업체가 영업을
하고 있다.

이 업체들은 재개발지역 등지의 건축 폐기물을 수집 운반해와 재활용품을 가려내고 버려야
하는 각 종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채 쌓아놓고 있다.

이들 업체의 건폐법상 허용량 기준은 1,000톤으로 10일 안에 분류 처리하고 나온
폐기물은 소각하거나 매립지에 버리게 돼 있다.

 



하지만 업체마다 쌓아 놓은 폐기물이 기준을 훨씬 초과한 만 톤 이상에 이르고 모두
합치면 약 10만 톤에 달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치운다 해도 그 비용만 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은 서울 강서구가 이 지역에 7개 업체를 무더기로 허가를
내주고도 감시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데 있다.

게다가 이 업체들은 폐기물의 정상처리를 위해 받아야 하는 처리비를 정상가격보다 낮춰
받는 등 이른바 덤핑 영업행위를 일삼고 있다.

폐기물을 정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톤당 10만 원 이상을 받아야 하지만 여기서는 10%
이상 내려받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폐기물이 제대로 처리될 리가 없다.

폐기물처리야 어찌 됐거나 돈만 챙기는 식의 이런 일부 업자들의 한탕주의가 불법투기를
양산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폐기물 처리업자들의 이러한 한탕주의와 지자체의 감시 감독 소홀히 불법투기를 양산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생긴 방치폐기물을 치울 때마다 소요되는 엄청난 비용은 결국 지주나 국민의
혈세로 충당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 이에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