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의 불신 원인이 허술한 급수관 관리와 비과학적인 수질관리 그리고 홍보부족 등에 있는데도 이런 근본적인 윈인을 제거하지 않은 채 수돗물 맛이 생수 등 다른 물보다 좋으니 마시자는 운동을 전개하는 등 엉뚱한 곳에 국력을 낭비하고 있다. 
  
최근 환경부는 수돗물 불신의 한 원인이 녹슨 배관 때문이라며 지상파 방송 매체 등을 통해 밝힌 바 있다. 

그 주요 내용은 낡은 녹슨 관 때문에 새는 수돗물이 전체 생산량(연간 60억 톤)의 11%로 지난 5년간 2조 6천억 원의 돈이 날아가고, 철과 망간 등이 수돗물에 함유돼 농도가 기준치를 넘나든다고 했다.

게다가 새는 배관을 통해 땅속의 오염수가 수돗물에 섞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15년 전에도 환경부가 녹슨 배관으로 새는 물이 연간 5,000억 원에 이른다고 언론에 공개한 자료와 조금도 다른 것이 없다.
 
그래서 환경부는 급기야 수돗물과 관련된 지침을 새로 만들고 700억 원의 예산으로 수처리선진화 사업단까지 만들어 녹슨배관을 교체하거나 급수관 수명연장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는가 ?

급수관의 노후 상태에 따라 옥내배관은 액상 에폭시로 코팅하고, 옥외 급수관은 에폭시 코팅 신관으로 교체하고 있는데 이는 수처리선진화 사업단과 서울시가 주도해 이뤄진 것이다.
 
수돗물 불신을 없애자고 도입된 이 급수관 관리 제도는 수도배관에 발암물질인 비스페놀A를 함유시켜 오히려 수돗물 불신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에폭시 급수관을 잘라 48시간 정도 물에 담그거나 수돗물과 연결된 에폭시관에서 한 달간 체류한 물을 시료로 한 국내외 연구기관의 비스페놀A 잔류치 검사에서 수돗물에서는 나와서는 안 될 이 물질이 다량으로 검출돼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게다가 팔당 등 상수원수의 수질 악화로 정제과정에서 염소투입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양이 얼마나 되는지 이를 국민에게 공개한 적은 거의 없다.
 
환경부는 이런 원인으로 음용률이 5%에 머물고 있는데도 이를 치유하지 않은 채 물맛이 좋기로 세계 7위 수준이라며 수자원공사와 서울시 그리고 시민단체를 앞세워 수돗물 마시기 운동을 펼치는 등 야단법석이다.
 
최근 수자원공사는 서울과 파주에서 주부들을 상대로 물맛비교 대회를 개최하고, 눈을 가려 물을 마시게 하는 등 수돗물의 맛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으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환경부는 이런 행사 말고도 지난해는 시민단체를 앞세워 수돗물 사랑마을 10곳을 선정 관리해온 데 이어 올해부터는 한 시민단체 주관으로 법인을 설립, 수돗물 마시기 운동을 본격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물 마시기 운동에 드는 비용은 환경부 서울시 수자원공사가 협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물 마시기 운동 등 홍보 활동도 필요하긴 하지만 수돗물 불신의 근본적인 원인이 어느 정도 제거되지 않고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