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철을 앞두고 수분 함량이 50% 이상으로 너무 높고, 중량 미달의 유기질비료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제대로 되지않아 비료구매에 소요되는

농민의 부담과 정부의 지원금이 새고 있다..

농민과 업계에 따르면 전국 400여 개 업체가 생산해 공급하고 있는 유기질비료의 수분

함량이 55%로 너무 높고, 1부대에 20kg인 유기질비료의 중량이 10% 부족한 18kg밖에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남해군 창선면에서 밭농사를 하는 한 농민은 농사철이 되면 관내 농협에서 유기질

비료를 사서 쓰는데 저울에 달아보니 20kg 여야 할 비료 무게가 18kg밖에 되지 않았다고

했다. 취재팀은 한 농협에서 퇴비를 사서 저울에 달아보고 이 농민이 말한 것이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농민들은 또 유기질 비료가 수분함량이 너무 많아 물 범벅이 돼 농사철 시비 때 마다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물먹인 소를 파는 것처럼 비료에 물을 섞어 팔고 있다며 이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농민의 몫이 되고 있다고 했다.

유기질 비료의 수분 함량이 이처럼 높은 것은 정부가 업체들의 요구에 따라 45%였던

수분햠량을 55%로 22% 이상이나 높여주고, 여기에 비료의 품질에 영향을 주는 발효

기간도 90일에서 50일로 오히려 크게 단축해 주었기 때문이다.

일부 유기질비료 생산업체들은 숙성과정에서 나온 액비까지도 별도로 처리하지 않은

채 수분이 빠져나간 비료에다 섞기까지 하는데도 이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산성화된 농지를 개량한다며 농림축산식품부를 통해 유기질비료를

구입하는 농가에 대해 그 구입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농가에 지원된

유기질비료 지원규모는 1등급은 20kg들이 1부대에 1,200원, 2등급은 1.000원, 3등급은

700원씩 모두 1,450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농민 부담분을 합치면 유기질비료의 연간 구입 총액은 3000억 원을 넘는다. 

중량미달분 10%만 감안해도 농민이 부담하는 돈과 정부의 지원금을 합쳐 300억 원이

낭비되는 셈이다. 

 

 

일본이나 대만 등 이웃 나라의 유기질비료의 수분함량은 20% 수준이다. 이와 비교하면

국산 유기질비료의 수분 함량은 2.7배 이상이나 높다. 이렇다 보니 농민들은 비료의

품질도 품질이지만 중량 면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국내 430개의 유기질비료 생산업체들은 정부로부터 발효기간의 단축과 수분

함량 제고를 보장받으면서 중량 면에서 큰 이익을 보고 있다.

농민들은 유기질비료의 지원금액이 연간 1500억 원을 육박하고 있지만, 비료 무게의 

절반이상이 수분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지원받는 금액 중 절반 이상이 공중으로 분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이에 대한 별도의 보상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수분 함량이 이처럼 높은 것에 대해 유기질 비료 생산업체들은 축분과 음식물쓰레기 등

원자재의 수분함량이 50%~60% 수준이어서 수분 함량을 줄이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업체들은 또 토양의 수분함량이 45%여서 퇴비의 수분함량이 이보다 높아야 비료로서

제기능을 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토양이 비료의 각종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비료의 수분 함량이

토양의 수분 함량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토양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비료는

척박한 농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분이 너무 많으면 시비에

어려움이 따르는 데다 비료의 기능도 떨어진다고 했다.

일본이나 대만 등 여러 나라에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비료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각종

영양소를 혼합한 수분 함량이 낮은 고품질의 펠릿형 유기질비료를 생산해 농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