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에서 정수한 수돗물을 가정까지 운반하는 배관이 액상 에폭시 코팅 배관으로 교체
되면서 수돗물에 발암물질인 비스페놀 A가 검출된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문제다.
 
환경부가 노후배관 때문에 새는 수돗물이 연간 10억 톤, 5,000억 원에 이르자 지난 2000년
부터 2011년까지 3조 8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낡은 수도관 4만 2천Km를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녹이 잘 끼는 아연도 강관의 사용을 지난 2004년부터 법으로 중지하고 에폭시
급수관으로 교체하기 시작, 현재 광역 상수도와 지방 상수도관의 4,200km 이상을 에폭시
급수관이 설치된 상태다.

여기에 옥내 노후관의 새는 물을 잡기 위해 시설비의 50~70%를 지원해주면서 에폭시
급수관을 설치를 서둘러 왔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노후 수도배관의 에폭시 급수관 교체로 상수관에서는 나와서는 안될 발암물질인
비스페놀A가 검출되고 있어 충격적이다.

지난 2007년 화학시험연구소가 실시한 국내 에폭시 코팅배관 음용수 수질분석에서 한 시료
에서는 63㎍/L 당, 또 다른 시료에서는 68㎍/L 당 비스페놀A가 검출됐다. 이는 가상 한계치
보다 6~7배나 많은 양이다.

한 대학 연구팀이 지난 2011년 7월, 서울시와 울산광역시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노후 상수관
을 철거한 뒤 교체되고 있는 에폭시 상수도 새 배관을 가로세로 5cm로 잘라 수돗물이 든 밀폐
된 용기에 담아 1달 후 수질분석을 해본 결과 4개의 시료에서 평균 1.812ppb의 비스페놀이
검출됐다.

또 같은 해 8월 국내에서 상수도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에폭시 배관을 기존의 수도관에 연결
하여 수돗물 속에 비스페놀 A가 녹아 나오는지를 확인한 30일간의 실험에서는 비스페놀A가
무려 19.62ppb나 검출됐다.

여기에는 영남대학교 조재호 교수팀이 실험하고 한국기초과연구원이 분석을 맡아 했다.

이밖에 독일 본 대학병원 med.M.Exner 대학교수 박사팀이 실시한 한국 상수도관에 대한 비스
페놀 화학 실험에서도 0.032mg/L의 비스페놀A가 검출되었다.

이 실험에는 36도의 물에 48시간 배관을 담근 후 농축된 물을 시료로 사용했다.

이 실험에 참여한 독일 본 대학의 의사와 교수로 구성된 수질 분석팀은 한국산 에폭시 상수도관
화학 실험에서 비스페놀A가 다량으로 검출되자 급수관을 통해 나오는 물은 음용수로서 부적합
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최근 미국 화학협회가 아시아인 296명의 소변 검사를 통해 체내 비스페놀A 잔류치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이 비스페놀A의 섭취량과 잔류치가 쿠웨이트 사람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 더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이처럼 발암물질이 검출돼 건강에 위해성이 큰 에폭시 코팅 배관을 상수도관으로 사용하는
선진국은 단 한 나라도 없다. 

일본은 10여 년 전에 에폭시 관을 사용해오다 이런 유해성 문제로 중단했고, 독일이나 미국은
애초부터 사용 자체를 하지 않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음용수를 관리하는 환경 당국은 눈을 가리고 귀와 입까지 틀어 막고 있다.

낡은 상수도관을 에폭시 관으로 교체해 비스페놀A 검출 우려만 있어도 당연히 수질 항목으로
관리해야 하지만 이를 수질항목에 포합시키지 않는 것만 보아도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더욱이 에폭시 배관으로 교체된 급수관에는 발암물질인 비스페놀A가 함유된다는 사실을 아는 
교수나 전문가 그리고 환경단체까지도 이런 문제점을 나서서 지적하는 일이 없고, 언론에서
조차 이에 대해 잘 몰라서인지 그 심각성 취재에 손을 놓은 상태다.

이렇다 보니 국민들만 급수관에 무엇이 함유되어 있는지도 모른채 발암물질 비스페놀A가
함유된 수돗물을 아무런 거른 장치도 없이 마시고 밥을 지어먹고 야채를 씻어 먹으면서 위해성
물질을 매일 조금씩 체내에 축적, 아시아에서 한국인이 비스페놀A의 섭취량과 잔류치가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 25개 정수장에서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에서 치수한 물을 정수 처리하는 정제수
인 수돗물은 연간 약 6억 톤, 6조 6천억 원어치로 이처럼 많은 양의 수돗물이 에폭시 급수관을
통해 각 가정으로 공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