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린뉴스 = 안일만 기자) 고병원성 조류독감 AI 확산으로 양축농가의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멀쩡한 가금류의 살처분을 놓고 과잉 대응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AI가 발생하면 3Km 반경 내 양축농가의 멀쩡한 가금류(닭, 오리, 메추리 등)까지 살처분을 해 피해 농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두달 전 첫 확진 판정이 나온 뒤 지금까지 벌써 70여 농가로 확산돼 살처분 된 가금류는 2,000만 마리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류독감 AI로 피해가 가장 컸던 4년 전과 비교하면 피해 농가수는 5분의 1정도에 불과하지만 살처분된 가금류는 2,000만 마리를 넘어 건수 대비 훨씬 더 많다.

조류 독감에 대한 살처분 기준이 500미터 반경에서 3키로미터 반경으로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살처분이 급증하면서 닭과 오리, 달걀 값이 급등해 가금류 양축농가의 피해는 물론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축산 업계와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이 기준이 너무 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는 이유다.  

한 양축 농가의 경우 지난 2016년, AI로 닭 27만 마리를 잃게 되자 24억 원을 들여 유리로 야생 조류독감 차단막 설비까지 해놓았다.

하지만 이달 중순, 직선거리 2km 정도 떨어진 근처 농장에서 AI가 확진되자 키우던 병아리를 모두 살처분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는데 농장주는 처분을 거부하고 있다.

이 농자주는 "그 많은 돈을 들여 남과 달리 노력한 농장도 3km 이내에 있다고 해서 살처분을 당한다면 어느 누가 차단 방역 설비를 하겠냐"며 불만을 호소했다. 

경기도 화성의 한 친환경 농장도 예방적 처분 조치에 맞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농장끼리 번지는 수평 감염이 아직 없는 상황에서 AI에 걸리지도 않은 멀쩡한 닭까지 처분을 고집하는 행정처사는 옳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AI 조기 차단을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이며 당장 기준을 바꿀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동물복지단체들과 가금류 양축농가들은 과도한 예방적 처분 중단에 백신 사용을 촉구하고 있어 강화된 처분 기준에 대한 손질에 관심을 가져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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