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린뉴스 = 김일영, 안일만 대기자) 최근 경기도와 강원도 등 접경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가 잇따라 발견되자 정부는 긴급 예산을 투입, 멧돼지 이동 차단 철망 설치에 나섰다. 

하지만 87억원의 긴급예산까지 들여 설치한 울타리가 제구실을 못해 예산만 낭비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접경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마을 곳곳에 울타리가 드문드문 설치된 데다 그나마 길게 설치한 곳도 뻥 뚫려 있는 등 엉터리로 설치된 게 태반이다. 

게다가 관련 지침에 따라 1.5m 높이로 설치했다는 울타리 높이가 1미터도 채 되지 않아 멧돼지 이동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접경지역 주민들은 전했다.

산비탈에 바짝 붙여 설치한 울타리도 많아 멧돼지 이동 차단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는 하나마나한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의 한 주민은 "멧돼지는 강화유리도 깨고 들어가는 판인데 이런 낮은 울타리를 설치해 무슨 소용이 있겠냐" 며 "예산만 낭비하는 보여주기식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런데 멧돼지 이동 차단도 하지 못하는 이런 문제의 울타리가 더 늘어나고 있어 문제다.

이미 설치한 총연장 200km의 울타리 말고도 강원 동북부 구간 115km에 추가 설치가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1,2차 방어 울타리가 뚫리면서 파주와 연천, 철원 등 접경지역에서 포획한 멧돼지는 물론 7.4Km 남하한 지점에서 포획한 멧돼지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검출이 확인되는 데 있다.

올들어 11월말 현재 파주와 연천 등 접경지역에서 포획하거나 멧돼지 피사체서 검출된 아프리카돼지열병 수는 모두 33마리로 늘어났다. 

멧돼지 이동 차단 울타리가 뚫리면서 남하하는 멧돼지도 갈수록 늘어나는추세여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국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